한글이름으로 바꾸고 싶은데-
어느 사람이 딸이 태어났을 때 한글이름보급회의 도움을 얻어 '채림'으로 지었습니다. 이 이름은 '차리다(가지런히 놓다)'란 뜻의 '차림'의 방언형으로 지은 것입니다. 따라서, 이 이름은 '세상에 순리 따라 바르게 살라'는 상징적 의미가 들어 있는 이름입니다.
그런데, 이 이름으로 집안 어른께 출생 신고를 위임했는데, '한글이름은 호적에 오르지 못한다'는 말만 듣고 이 이름을 한자로 취음해 올린다는 것이 '채임(採任)'이 되고 말았습니다.

한자로 음역을 한다 해도 '채림(彩林)'과 같은 식으로 할 수도 있었을 텐데, 하필 그 글자를 취하게 된 것은 이름의 음양수리(陰陽數理)를 따져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는 것입니다.
분명히 '採任'은 '채림'으로 읽을 수 있는 한자가 아닙니다. 따라서, 이 한자 이름으로는 절대로 '채림'이라는 원래의 이름으로 갈 수 없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. 이러한 사실은 '採任'이라 써 놓고 누구에게나 읽으라고 해도 '채림'으로 읽는 사람이 전혀 없음을 보아서도 알 수가 있습니다.

그 댁에서는 호적에는 이렇게 올라갔으나, '채임'으로 불러 줄 수는 없었습니다. 왜냐 하면 그 이름은 아무런 뜻도 없고, 저희가 원래 뜻했던 그 이름을 버릴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.
이 아이 이름은 집에서나 이웃에서 모두 '채림'으로 불러 왔으며, 친척이나 이웃간에도 이 이름으로 불러 주어 왔습니다. 물론 친척간에서도 '채림'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었습니다. 그래서. '채임'이란 이름은 호적상에나 남아 있을 뿐 '채림'으로 부르고 있기 때문에, 이름이 고쳐짐에 따른 문제는 전혀 없으리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.

그러나,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도 호적상 이름을 써야 할 것이기에 이름을 개명해 놓지 않는 한 본인이 이름 때문에 많은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 생각되고, 이 아이가 '채림'이라는 한 가지 이름을 쓸 수 있도록 개명해 주어야 함이 부모로서의 당연한 도리이고 의무라 생각하여 법원에 개명 신청을 내게 되었고, 허가를 받아 이젠 이름 정리가 한글로 제대로 되어 쓰는 데 아주 편리해졌습니다.
이런 경우의 집안도 상당히 많습니다.

법원에서는 부모의 무지로 한글이름을 호적에 못 올렸으나 집에서는 그 한글이름으로 불러 온 경우에 허가를 잘 내 주고 있습니다.